AFTER SETTING STORY.07 - 아크테릭스 Summer of climb 2024년 여름, 아크테릭스는 “Summer Of Climb” 이란 슬로건 아래 전 세계 각 도시에서 여러 캠페인을 진행하였다.프랑스에서는 암장과 연계한 퐁텐블로로의 버스 운행, 뉴욕에서는 클라이밍 컴피티션과 아웃도어로의 등반 경험 등을 진행하였는데주된 방향은 클라이머들의 커뮤니티 형성과 야외로의 등반 경험을 소개해 주는 것이었다. 라이튼클라이밍도 이미 ccd(casual climbng day)라는 이름으로 위와 같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는데,한국에서의 여름은 야외로 등반을 나가기에 그리 녹록지 않다.더운 기온에 더불어 숨이 턱 막히는 듯한 습도는 밖으로의 활동을 꺼려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진행하는 Summer Of Climb도 해외의 사례들과 같이 아웃도어가 곁들어진 캠페인이면 좋았겠지만,계절 등 여러 이유로 실내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하지는 못하는 대신, 고민 끝에 우리는 자연을 실내로 들여오기로 했다.원래 있는 바위 루트를 오마주 하여 세팅하는 것이다. 라이튼 세팅 팀의 기본 밸런스는 자연에서 온다는 신조로 그동안 세팅을 해왔는데,그 원천을 그대로 오마주 해서 실내에서 세팅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있는 그대로 설계를 하면 난이도 부분에서 참여자들이 많이 즐기지 못할 것이고,어설프게 흉내 내려 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루트가 될 것이 예상되었다. 이번 행사 세팅에는 서울볼더스의 이범희, 김정엽 세터 그리고 현재 라이튼 클라이밍 세팅 팀에 합류한 주신, 백승민 세터,마지막으로 오프더월의 박지원 세터가 함께해 주었다. 다행히도 참여해 준 세터 분들이 다들 경험이 적지 않았던 터라, 서로 머리를 맞대며 각자가 목표로 한 루트를 완성시켜나갔다. 한국의 (triple X)라는 루트부터 일본의 (시체), 퐁텐블로의 (rainbow rocket), 스위스의 (off the weagon)까지바위를 해봤다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만한 루트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벽에 구현했다. 이날 우리의 또 하나의 프로젝트 세팅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아크테릭스 로고 세팅이었다.모든 세터들이 각자의 등반 루트를 세팅하느라 정신없을 것을 예상하여 우리는 우리 팀의 디자이너 겸PM(프로젝트 매니저)을 담당하고 있는 희영 님에게 로고 세팅을 부탁하였다. 로고 세팅의 세팅 키포인트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든 사람들이 등반할 수 있는 등반성을 가지면서동시에 아크테릭스의 로고가 확실하게 보일 수 있는 가독성이 있는 루트를 설계하는 것이었다. 사실 희영 님이 어느 정도 틀 정도만 잡아주면 나머지는 메인 세터들 중 시간이 남는 세터가 디벨롭하여 완성시키는 작전으로써잘못하면 가장 많은 시간을 빼앗길 수 있겠다는 우려와 다르게 희영 님의 팀은 우리 중에 가장 빠르고 훌륭하게 루트를 구현해냈다.루트를 잘 마무리해 준 희영 님과, 퓨바슬님, 명기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렇게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검증과 수정이 계속되었던 세팅은 완료되었다. 행사 당일 우리는 참가자들이 등반하는 루트들을 가지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루트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설정했던 부분은 난이도를 표기하지 않는 것이었다. 클라이밍을 즐기는 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난이도다.자연에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휴에코 그레이드(V 그레이드)가 있다면,실내 루트에는 테이프의 색으로 난이도 체계가 이루어져 있다. 각 클라이밍 짐마다 테이프가 나타내는 난이도는 다르지만,방문하여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평균 실력과 테이프 색깔을 비교해가며 본인이 도전할 루트를 찾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인에게 어렵다고 생각되는 난이도로 표기되어 있는 루트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물론, 등반은 등반자가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하는 자유로운 행위지만우리들의 관점에서는 난이도만으로 본인이 시도할 수 있는 루트에 제한을 두는 것이 종종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는 루트에 난이도 테이프를 표기하지 않음으로써,참여자들이 모든 문제에 관심을 갖게 설정했다. 사람들과 함께 자연으로 나가지는 못했지만참가자분들에게 루트를 설명하고 함께 그 루트를 실제로 등반하는 듯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등반을 즐기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벽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각자 루트 파인딩을 하는 참여자들은 이내 등반을 시작했고,어느덧 난이도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등반 자체의 즐거움"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분이 좋고, 뿌듯한 순간이었다.등반자들이 클라이밍의 본질 중 하나인 "도전"을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이외에도 아크테릭스의 Film Screeing, Talk event, DJ session 등으로 즐길 거리가 더 풍성한 행사로 마무리 지었던 것 같다. 습하고 더운 여름날, 야외의 활동이 꺼려지는 클라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길 희망하면서,앞으로도 이러한 커뮤니티 행사가 종종 열리면 좋을 것 같다. END